황희찬, 크리스탈 팰리스 임대 유력... 충분한 출전 시간 보장받을 수 있을까?

한국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울버햄튼에서 입지를 잃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 남아 도전할 의지를 표명한 황희찬은 팰리스의 임대 후 완전 이적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 소속팀에서 붙잡을 이유가 없고, 팰리스가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라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황희찬은 2021-2022시즌 임대를 통해 울버햄턴에 처음 합류했다. 당시 원소속팀 RB라이프치히에서 입지를 잃었던 황희찬은 PL 중하위권 팀에서 반등을 노리는 결정을 내렸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PL 무대에 빠르게 적응한 황희찬은 리그 30경기 5골 1도움을 올렸다. 활약에 만족한 울버햄튼은 시즌 중 황희찬의 완전 영입을 결정했다.
꾸준히 PL 무대를 누빈 황희찬은 2023-2024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황희찬은 마테우스 쿠냐, 페드루 네투와 막강한 공격진을 구축해 시즌 초반 핵심으로 나섰다. 전반기에만 리그 10골 2도움으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아시안컵 차출 이후 체력 문제와 잔부상이 겹치며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12골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PL 시즌 10골 이상 넣은 한국 선수는 손흥민, 황희찬 둘뿐이다.
불행히도 부상 여파는 지난 시즌까지 이어졌다. 울버햄튼은 정통 스트라이커 예르겐 라르센을 영입하고 황희찬을 신임하던 게리 오닐 감독도 시즌 도중 경질했다. 입지에 불리한 결정과 부진이 겹친 황희찬은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렸다. 게다가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까지 발생하며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구상에서 점점 제외됐다.
새 시즌을 앞둔 현재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적시장 마감이 2주가량 남은 가운데 황희찬의 이적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현재 유력한 행선지는 팰리스다.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팰리스가 영입 목표로 삼은 선수는 울버햄튼의 공격수 황희찬이다. 에베레치 에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은 아니고, 에디 은케티아의 부상으로 인한 부재 상황 발생 시 공격진에 깊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팰리스의 관심을 인정했다.

팰리스는 황희찬 입장에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울버햄튼보다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팀이기에 주전 경쟁이 더 쉬워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하위권에 연연하며 국내 대회만 치러야했던 울버햄튼과 달리 팰리스는 올 시즌 유럽대항전에 나선다. 황희찬이 뛸 수 있는 경기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팰리스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FA컵에서 우승해 원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티켓을 차지했지만, 올랭피크리옹과 구단주가 같다는 이유로 UEFA 컨퍼런스리그에 강등됐다.
컨퍼런스리그는 최대 14경기다. 지난 시즌보다 이만큼 추가로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팰리스는 스쿼드가 얇다. 유럽대항전 진출에도 올여름 선수 보강을 소홀히 했다. 왼쪽 풀백 보르나 소사와 골키퍼 왈테르 베니테스를 제외하면 신규 영입이 전무하다. 현재 보유한 공격 자원은 7명인데, 이적설에 휘말린 에제와 부상자 은케티아를 제외하면 양적으로 확실히 부족하다. 황희찬이 합류한다면 팰리스는 국내 대회든 유럽대항전이든 이원화된 스쿼드 한 곳에서 공격수 황희찬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올리버 글라스너 팰리스 감독도 황희찬을 원하고 있다. 영국 축구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글라스너 감독이 황희찬 영입을 직접 추진했다. 글라스너 감독은 황희찬이 레드불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할 당시 라이벌 클럽인 LASK 사령탑을 지내며 황희찬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울버햄튼보다 상위 팀인데도 불구하고 황희찬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