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0-5 참사' 홍명보호, 파라과이전 2가지 과제는 '스리백 보완+포트2 사수'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파라과이(FIFA 랭킹 37위)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지난 10일 '세계 최강' 브라질을 홈으로 불러들여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이후 3년 만의 리매치가 성사됐다. 홍명보호는 이번에도 3백을 꺼내들었지만, 공격수만 4명을 앞세운 브라질에 무려 5골이나 실점했다. 한국은 지난 경기들에 비해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많은 숙제를 떠안았다.

대패는 잊고 파라과이전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 2022년 이후 다시 만나는 파라과이는 FIFA 랭킹 37위로 23위 한국보다 낮지만 역대 전적에서 한국이 1승 4무 2패로 약간 열세하다. 한국은 11년 전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가진 친선경기에서 2-0으로 파라과이를 꺾었고, 3년 전 맞대결 당시엔 2-2로 비겼다.

파라과이에 마지막으로 패배한 건 1986년 홍콩구정대회로 무려 40년 전이지만, 프리미어리그(PL) 출신 미겔 알미론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상당해 방심할 순 없다. 직전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도 막판 동점골을 얻어맞았지만 2-1로 앞서있기도 했다.

경기를 앞두고 홍명보 감독은 "내일은 10월 A매치 마지막 경기다. 우리가 지난 브라질전에서 패배했고, 남은 한 경기다. 여러 가지로 중요한 경기다. 우리 팀 전체적인 것도 그렇고 승리해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 나가서 첫 경기, 두 번째 경기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을 때 그 다음에 어떻게 회복하는지에 대해 점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부주장 이재성도 "우리 팀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어린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브라질전이 큰 교훈이 됐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그런 팀을 만났을 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경기였다. 좋은 선수들이 나왔을 때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일대일로 막을 것인지, 지역으로 막을 것인지에 대해 소통을 많이 했다"고 파라과이전 필승을 다짐했다.


지난 브라질전에서 홍명보호의 과제는 명확했다. 2025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한 3백 시스템이 브라질 상대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0-5로 패했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즐비한 브라질의 화려한 개인기와 뛰어난 패스 능력에 한국은 정신 없이 휘둘렸고, 결과가 말해주듯 강팀 상대로도 홍명보호 3백이 통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피어났다.

파라과이 상대로도 3백을 가동할 예정이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우리의 단점이 나오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주의하는 건 이해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문제가 나오지 않으면 월드컵에서 문제가 나온다. 평가전의 목표는 문제점을 찾는 것이다. (브라질전) 승리하지 못한 건 팬들에게 미안하지만, 우리는 해왔던 대로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걸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브라질전에 비해 명단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3백에서는 공격과 수비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윙백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홍명보 감독도 "우리는 로테이션할 거다. 지난 경기에서 많이 뛴 선수도 있다. 몇 명은 로테이션을 할 거다. 역할이 크게 다르진 않지만 조합과 포지션도 바꿔가면서 조합을 볼 거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일부 선발 출전 선수들이 바뀔 수 있음을 예고했다.


한국이 파라과이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조추첨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트2 수성을 눈앞에 뒀다. 그동안 한국은 주로 포트3 또는 포트4에 포함돼 강팀들과 조별리그에서 자주 맞붙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FIFA 랭킹 23위 안에 들면 포트2에 포함될 수 있다. 특히 공동 개최국인 캐나다(26위)가 톱시드 포트1에 자동 배정되기 때문에 한국이 24위 안에만 들어도 유리한 상황이다.

브라질전에서 0-5로 대패했지만, 순위 경쟁에서 일단 한숨 돌린 상태다. FIFA 랭킹 23위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오스트리아(22위)가 루마니아와의 월드컵 예선에서 0-1로 패했다. FIFA 랭킹은 친선경기보다 월드컵 예선 같은 공식 대회에 더 큰 가중치를 둔다. 이에 한국은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포트2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결국 홍명보호의 향후 A매치 성적이 포트2 입성 여부를 결정짓게 됐다. 한국은 오는 14일 파라과이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랭킹 포인트를 지켜야 한다. 이어 11월에 예정된 볼리비아전과 확정이 유력한 가나전에서 연승을 거둔다면 FIFA 22위권을 굳히며 사상 첫 포트2 진입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홍명보 감독도 포트 관리에 대해 "맞다. 내부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테스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하다. 중요한 경기라고 이야기했던 게 그걸 포함해서 말한 것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