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월드컵 2포트 확정적 'FIFA 랭킹 경쟁팀 중 유일 승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후 지금까지 4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홍 감독이 매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것처럼 이 경기들은 당장의 결과보다도 경기력과 전술을 가다듬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 또한 심리적인 월드컵 대비도 곁들여졌는데, 홍 감독은 관련해 파라과이전 2-0 승리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소집은  월드컵 1차전에서 강한 상대를 만난 뒤 2차전을 치르는 상황의 시뮬레이션"이었다며 강팀과 패배 후 얼마나 빠르게 분위기를 회복하는지 점검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승리가 중요한 이유는 있었다. 월드컵에서 보다 유리한 조 편성을 받아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 월드컵은 48개국 체제로 진행돼 4개팀씩 12개조가 편성된다. 조 추첨 포트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12팀씩 배정되기 때문에 당연히 상위 포트에 들어가는 게 하위 포트로 가는 것보다 약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9월 A매치까지 아슬아슬하게 2포트권에 걸쳐있었다. 9월 A매치 이후 발표된 FIFA 랭킹은 23위였다. 단순 계산대로라면 2포트에는 23위까지 들어갈 수 있다. 원래는 개최국 제외 상위 21팀이 2포트 내로 진입하는데, 개최국인 멕시코와 미국이 FIFA 랭킹 21위 내에 있어 23위까지 순번이 내려왔다.

한국은 브라질전 대패에도 파라과이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포트 가능성을 매우 높였다. 10월 추산 FIFA 랭킹 포인트가 1,591.84로 9월 A매치보다 1.35점 낮아졌음에도 오히려 2포트가 확정적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9월 기준으로 한국 바로 위인 22위에 있던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패배해 랭킹 포인트를 크게 잃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13일 FIFA 랭킹 51위에 있던 루마니아에 0-1로 지며 무려 15.74점을 날렸다. 앞선 10일 10-0으로 완파한 산마리노는 FIFA 랭킹 최하위(210위) 소국이어서 0.86점만 획득했다. 그 결과 10월 추산 랭킹 포인트가 1.586.98로 한국은 물론 에콰도르, 호주보다도 순위가 낮아졌다.


9월 기준으로 한국 바로 밑에 있던 24위 에콰도르와 25위 호주는 15일 열린 친선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에콰도르는 멕시코와 1-1 무승부에 그치며 10월 추산 랭킹 포인트가 1589.77로 2점이 채 안 되게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호주는 캐나다에 1-0으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미국에 1-2로 패하며 주춤했다. 랭킹 포인트도 겨우 0.58 올라가 1584.07이 될 전망이다.

10월 A매치 결과로 한국은 자력으로 2포트에 드는 게 가능해졌다. 한국은 11월 A매치에서 볼리비아를 상대하고, 가나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한국의 랭킹 포인트는 1597.45가 된다. 순위 경쟁팀 중 같은 조건에서 한국을 뛰어넘을 수 있는 팀은 오스트리아 정도(1597.77)다. 즉 23위 이내 수성이 가능하다. 게다가 10월 추산 FIFA 랭킹 9위인 이탈리아가 유럽 플레이오프로 빠지는 게 확정적이어서 24위까지도 2포트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유일한 변수는 호주의 11월 A매치 상대 팀이다. 호주는 현재 아르헨티나와 맞대결이 유력하다. 이 경우 승리하면 7.51점을 단번에 쌓을 수 있다. 다만 호주가 11월 A매치에서 2승을 거둬 한국을 뛰어넘으려면 아르헨티나 외에도 강호를 상대해야 하는데, 브라질 혹은 모로코와 경기를 잡지 않는 한 같은 조건에서 한국 추월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브라질은 11월에 이집트를 만나기 때문에 나머지 한 경기는 같은 아프리카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맞붙고자 한다.

2026 북중미 조 추첨은 오는 12월에 진행되며, 포트 배정은 11월자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한다. 단 개최국인 캐나다, 미국, 멕시코는 자동으로 1포트에 배정되며, 유럽 플레이오프 및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은 무조건 4포트로 간다.